2014.06.21~2014.06.22
속초에서 속삭이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가족여행이라고 불릴만한 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다.
무엇에 바빠 그렇게 살아 왔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의 생활에 바빠 정작 가족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시간들
최근 어머니가 많이 우울해하시고 갑갑해하시는듯하여
바람을 쐬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가까운 근교 여행을 찾아보다 '속초'로 떠나게 되었다.
속초로 가게된 이유는 바로 '편리성'이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바로 바다가 보이고
주요 관광지들이 가까운 곳은 버스나 택시로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다.
부모님은 오빠네 부부가 사드린 커플 잠바를 챙겨 입으시고
얼굴 가득 들뜬 표정을 지으셨고 그렇게 속초 여행은 시작되었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지도를 챙기고
조금 걸어가다보니 눈앞에 속초해수욕장이 펼쳐졌다.
사실 가는날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온다는 예고로 인해 날씨는 구름이 잔뜩긴 흐린 날이였다.
그러나 속초해수욕장의 드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였다.
아버지는 어린소년으로 돌아가신듯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며
카메라에 엄마와 나, 그리고 멋진 풍경들을 담으셨고
어머니는 시원한 바다의 향기에 흠뻑 취해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셨다.
속초해수욕장에 위치한 물고기 다리(?)
그 다리를 따라 걸어가면 그 끝엔 물고기 의자와, 조개 모형의 돌, 하트나무 등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있었다.
그곳에서 사진을 한장씩 찍고 대게를 먹으러 갔다.
속초해수욕장에서 택시를 타고 대게를 먹으러 갔다.
중앙시장입구 삼거리에 위치한 대게집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대게 두마리를 고른 뒤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대략 14만원정도 나온걸로 기억.
대게에 대한 추억을 잠시 이야기 하자면
5년 정도 전에 외가댁식구들과 세번정도 매년마다 주문진으로 놀러갔던 적이 있다.
그때 인원이 9명이였는데 인원수대로 먹기엔 대게가 너 무비싸
맛만 보자는 마음으로 대게 두마리를 쪄서 먹었었다.
나는 겨우 다리 하나를 먹을 수 있었는데 그게 진짜 꿀맛이였다.
그 기억이 남아 대게는 정말 맛있다! 라고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휴일없이 일을 하시느라 매번 참석을 못하셨고
우리가 다녀오면 '대게맛있었냐? 나 대게 못먹어봤는데 혼자먹어 좋으냐?'며 작은 투정을 부리셨었다.
그래서 속초에가면 꼭! 대게를 먹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가 간 곳은 상차림비용이 따로 있었고 다양한 밑반찬들이 나왔으며
셀프바에서 먹고싶은 반찬을 리필할 수 있었다.
내가 먹은거라곤 단호박과 새우밖에 없었지만...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고 드디어 대게가 나왔다.
흥분된 마음으로 다리를 하나 골라 맛있게 살을 발라 먹었다.
아 근데 욕심이 과했나보다. 먹을수록 질렸다..
나는 다리 4개 정도를 발라 먹으니 질려서 못먹겠다며 포기를 했고
부모님은 비싼 대게 아깝다며 꾸역꾸역 드시다가 포기를 하셨다.
우리 식구 세명이서 두마리를 다 못먹었다.
한마리로 충분했을텐데 ;ㅅ;
음식은 아쉽게 먹어야 맛있나 보다.
배부르게 대게를 먹고 속초항으로 걸음을 옮겼다.
속초항은 대게집에서 걸어서 15분정도에 있어 소화도 시킬겸 걸어갔다.
속초항에 위치한 속초등대전망대에 올라 속초항을 전경을 보았다.
속초 시내와 속초항이 한눈에 보이고 밑으로는 연금정과 저 멀리 동명항 끝에 위치한 등대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저 등대를 보기위해 걸어갔지만 우리가족은 패스했고
우리 가족은 회를 별로 안좋아해서 가진 않았지만
동명항에는 여러 횟집센터가 있어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속초항을 산책 한 후 어느정도 배가 꺼지자
속초의 명물인 '만석닭강정'을 사러 갔다.
다른곳에서 닭강정을 팔았지만 이 만석닭강정만 사람이 바글바글
나도 그 줄에 껴서 닭강정을 하나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만석닭강정'은 매콤하면서도 맛있었다. 양념이 일품b
이래서 다들 속초에오면 꼭 먹고 몇개씩 사들고 가나보다.
그러나 나는 저녁의 대게여파로 인해 반 정도 먹고 반은 남겼다.
아까워라ㅜㅜ.. 나중에 가면 저거만 먹어야겠다.
다음날 아침
나는 좀 더 자고, 부모님은 아침 일찍 산택을 나갔다 돌아오셨다.
어디에 갔다 오셨냐 물으니 저기 외옹치항까지 걸어 갔다 오셨다고.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때운뒤 이번에는 대포항으로 출발했다.
대포항에서 유명한것은 바로 튀김!
원조 튀김골목에서 새우튀김과 고구마튀김을 먹고
등대를 보러 갔다.
등대로 향하는 어머어머한 길이의 다리
너무 멀어 포기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끈기있게 등대를 보러 갔다.
빨간 등대에 도착해 셀카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등대에서 다시 대포항으로 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
대포항에서 속초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해 서울로 올라왔다.
성인이되어 처음으로 떠난 가족여행
비록오빠네는 참석을 못했지만 의미있는 여행이였다.
지금부터라도 부모님들을 모시고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
여행을 보내드리는것보다 여행을 다니며 같이 추억을 쌓는게
진정한 효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