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1 여수에서 속삭이다
어쩌다 가게 되었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가족과 함께 떠난 여수.
아마 어머니 생신 겸 여름휴가를 못 간 겸 해서 갔던 것 같다.
아버지랑 어머니, 그리고 나까지 총 세 명이서 기차 예매할 때 참 난감한데
떨어져 앉기도 애매하고 싫어서 돈이 들더라도 편하게 가고자 매번 4인석으로 예매한다.
덕분에 테이블도 쓰고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여수까지 갈 수 있었다.
여수에 도착하니 날씨가 너무 좋았다. 따뜻하고 맑은 여수! 기분이 상쾌했다.
여수 도착하자마자 무거운 짐부터 맡겼다. 음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어깨 안 아프고 좋은 거지!
여수에 도착해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기도 했고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왔는데
약 한 시간 반 뒤에 출항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었다.
먼저 예매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로 갔다.
먹을 곳이 은근히 없어서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짬뽕을 시켜 먹었는데 그냥저냥 했던 맛.
밥 먹고 근처 돌아다니는데 프리마켓을 하더라 근데 사람은 별로 없었다.
출항 시간이 다돼서 서둘러 유람선 타는 곳으로 향했다.
우리가 탄 건 미남크루즈! 크루즈를 타기 위해선 신분증이 필요하니 꼭 챙겨야 한다.
2층에 식당이 있는데 식사류와 안주거리를 판다.
우리는 밥을 먹고 탄 상태라 패스!
한층 더 올라가면 매점이 나오고 그 위론 배 갑판에 전경을 볼 수 있게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사람이 있었고 너무나 더웠기 때문에
우리는 한층 아래 매점으로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더위를 식혔다.
맥주가 최고지 암 b
크루즈가 출발하니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여수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여수 풍경에 흠뻑 빠져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실 크루즈는 저녁 불꽃 선상이 가장 유명하지만 시간상 안 맞았고 그다음 날 탈까 싶었지만
첫 일정으로 크루즈를 탄 건 참 잘한 선택이었다.
낮에 크루즈를 타고 아름다운 여수 풍경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숙소를 향해 출발!
우리가 묵은 숙소는 호텔 더원 이었다.
숙소를 알아보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은 더블 배드+오션뷰였다.
이젠 침대 아니면 못 주무시는 아버지와
바닥에서 자면 허리가 나가는 내가 있어서 꼭 더블 배드여야 했다!
그리고 방 안에서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아침형이신 부모님을 위해 일어나서 창가에 앉아 커피 한잔 하며
일출과 풍경을 즐기고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어 선택한 곳이다.
완전 바다 뷰는 아니고 항구가 있는 곳이어서 배들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욕실도 아주 깔끔했다. 다만 욕실에 문이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리고 이불이 잠깐만 뒤척거려도 소리가 나서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바로 여수에서 유명한 게장집! 꽃돌 게장 1번가였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고 택시 기사님이 추천해준 게장집이었다.
사실 난 해산물과 날것을 못 먹기에 게장 대신 갈치조림을 시켰다.
대신 반찬으로 돌게장이 무한리필이니까 일석이조!
갈치조림도 맛있었고 게장도 맛있었다.
이제 여수 야경을 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근데 여수 중심지가 아니라고 택시도 없고 버스도 안 오더라.
한참을 택시를 기다리다가 지도 맵을 켜고 버스정류장에 가서 20분이나 기다려 겨우 버스를 타고 갔다.
우리는 차가 없어서 택시와 도보여행밖에 못하는데 여수는 교통편이 너무 안 좋았다.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정도 지나 돌산공원 정류장에서 내렸다.
케이블카 타는 곳은 저 꼭대기. 이런. 나이 든 부모님을 모시고 갈 곳이 못됐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기까지 왔는데. 낑낑거리며 언덕에 올랐다.
겨우 정상에 올라 돌산공원에서 야경을 감상하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케이블카는 일반 케이블카와 밑이 뚫린 케이블카 두 개가 있는데 가격차이가 심했다.
우린 편도 12,000원짜리로 끊고 기다렸다.
천장에 있는 케이블카 대기번호를 보고 케이블카를 타러 가야 했다.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조금 무서웠고
야경도 즐기면서 감상하지 못했다.
또한 케이블카 타는 곳은 돌산공원 쪽과 오동도 쪽 두 곳이 있는데
우리는 돌산공원 쪽에서 타서 가는 곳이 너무 힘들었다.
오동도 쪽은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이쪽을 추천한다. 다만 줄이 좀 길다.
아버지가 소리치는 쪽으로 가보니 마침 해상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공짜로 보는 불꽃놀이라니! 운이 좋았다.
좀 멀긴 했지만 펑펑 거리며 불꽃이 터지는 걸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불꽃놀이가 끝난 후 이제 다시 숙소로 가기 위해 산을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 늘어선 줄이 어마어마했다.
이것도 한 15분 20분 기다려서 겨우 내려갔다.
또 숙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보았지만 역시나 실패!
결국 3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숙소로 왔다.
근데 이 버스 너무 달린다 달려. 운전을 너무 심하게 했다.
버스도 숙소 앞까지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내려서 10분을 걸어야 했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
그렇게 걸어서 숙소에 와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배탈이 나셨다.
게장을 너무 드시고 케이블카에 난폭 버스까지 타고 해서 탈이 나신 듯했다.
근처에 약국도 없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시다 겨우 주무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낚시를 하시겠다며 나가시고... 하아... 낚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다음날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아침 기차로 옮겨 서둘러 서울로 왔다.
처음 시작은 좋았지만 마지막은 힘들었던 여수 여행.
여기 가족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했던가.
좋은 추억보단 나쁜 추억이 더 많았던 여수 여행이었다.